비주얼스토리텔러
[비주얼스토리텔러] 이야기와 정보의 해부학자
23-12-15

[비주얼스토리텔러]  이야기와 정보의 해부학자


- 한장의 그림으로 담아내는 은하수 같은 이야기 - 





시간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품을 들여다보니 정보를 해부하고 조립해서 새롭게 재탄생 시키는 아티스트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떠오른 단어가 하나 있었는데요, '해부학자' ‘정보의 해부학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웃음)

시작과 동시에 퍼스널 브랜딩 해주시는 느낌인데요? (웃음)


소용이 있으시다면 마음껏 써주시면 기쁘겠습니다. (함께 웃음)  작가님의 작업과정과 비슷한 직업이 뭘까 생각했을때, 스토리를 많이 짜는 면에서 영화감독, 드라마 PD를 떠올렸어요.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나 영감의 순간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말씀하셨던 것처럼 제가 처음엔 애니메이션 학과를 졸업하고 vfx 영화광고회사를 다녔어요. 거기서 영상작업과 컨셉아트를 하다가, 그림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내공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의 콘텐츠와 나의 스토리를 담고 싶다’ 고 생각이 들었죠, 프리활동을 하며 대학원에 진학해서 디자인 경영을 배웠는데. 그 전에는 그림만 그리고 애니메이션 작업만 알았다가, 디자인을 공부한 후에는 공간 디자인 회사에 다니면서 무대 미술과  드라마도 했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분야를 모두 진행하시며 경험하셨네요

그리고 동계올림픽의 개폐막식 아트웍 연출작업을 했었고요, 평창을 홍보하는 소치 동계올림픽도 작업했는데, 4차산업혁명의 바람이 불었고 빅데이터, 데이터 시각화라는 것에 큰 매력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동안 UXUI 도 하고 무대 디자인, 공간 디자인도 하고 영상, 영화 다양하게 해봤지만, 이것저것을 할 수는 있는데 뭔가 내 것은 없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때 마침 아내와 결혼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서 ‘내것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고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중요한 인생의 순간에서의 큰 도전의 결심이 드셨군요. 반대라던가 걱정이 있으셨을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냥 1년 동안 지금 내 회사 연봉의 2배를 벌어오겠다. 약속했어요. 


지키시고 계신가요? 

네 (웃음)


아하! 만세 삼창입니다 ( 웃음 + 감탄)

지금까지 다양한 일들을 했었는데, ‘내가 평생 가지고 갈 수 있는 콘텐츠나  작업을 하고 싶다’ 는 생각이 제일 강했던 것 같아요. 사실 그림을 잘 그리시는 분들이나 디자인을 잘하시는 분은 세상에 엄청 많잖아요 잘 그리는 것만으로도 매력이 있긴 하지만, 자기만족에 그칠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뭔가 세상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그래야지 지속 가능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내가 즐거우면서도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할 수 있다면 평생 계속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하는 일들이 유행을 타거나 힙한 건 아니지만, 역사라는 컨텐츠는 꾸준히 평생 갈 거고 지금 이 순간도 시간이 지나면 역사의 한 부분이 될테니까요. 제가 다큐멘터리에 매력을 느끼고 있어서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나 히스토리 채널, 디스커버리 이런 쪽을 동경하는데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정보전달을 하는 역할을 하면 어떨까? 생각을 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은 원서로 읽으면 학자가 평생 읽어도 다 못읽는 양이라고 하더라고요. 한권으로 압축해도 양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보통의 사람들에게 역사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더욱이 옛날기록은 시각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를 해놓으면 전체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겠다싶었어요. 제가 맥시멀리스트 성향이 있는데 뭘 좋아하실지 몰라 다 준비하는 마음으로 그리다보니, 최대한 한 장이라도 쓸모 있게 다 담자! 싶어 이런 작업을 계속 해왔고 역사의 마중물 역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역사 매니아 였는데요 (웃음) 작가님 작품을 보면 방대한 스토리를 한 눈에 보는 느낌이 있어서, 서사와 맥락 (context)의 해부학자시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작업을 시작하자고 영감을 얻은 순간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좋아하셨던 시절이라고 보면 될까요? 

네 아까도 해부학자를 말씀하셨는데..  책 하나 보여드려도 되나요? 제가 어렸을 때 이 책을 엄청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이 계속 갖고 계셨는데 저에게는 아주 소중한 책이고 의미가 있는 책이에요.  이책인데요. 










와!!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딱 보니까 작가님의 영감의 시작이란 생각이 드네요. 

외국에는 이런 책들이 엄청 많고 인포그래픽이나 히스토리를 정리해 놓은 게 엄청 많던데 막상 우리나라는 없는 거예요. 아동용만 있고 그래서 저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걸 만들고 싶었어요


오! 진짜 왜 없을까요? 어른용. 어른들이 오히려 이런 걸 봐야 되는데

오히려 어른들이 더 재미있어 할 수도 있는거죠 (웃음)


맞아요. 어렸을 때 이런 류의 책을 굉장히 많이 보셨군요. 집안 분위기가 미술 쪽이나 관련된 방향을 권하는 분위기였을까요?

가족들이 다 미술을 했어요. 어머니는 동양화랑 민화를 하시고 누나는 편집 디자이너고 아버지는 만화가가 꿈이셨다가 집안형편상 공대로 가셔서 설계를 하셨습니다.


예술가의 피가 흐르시네요. 

이 책을 보니 생각이 나서 말씀드리는 건데, 제가 초등학교 때 꿈이 특이했어요. 1학년쯤 아버지께서 좋은 호텔 한번 보여주겠다고 데려가 주셨는데 호텔사장이 되겠다는 꿈을 6학년까지 가졌어요. 내 소유의 호텔을 상상해서 어릴 때부터 계속 그렸던 것 같아요. 층별로 사람이 어디 있고 등등 약간 공간 디자인 설계도처럼 다 그렸었는데 계속 그리다 보니까 어느새 그냥 그림을 많이 그리게 된 거예요. 학교에서 제일 잘 그린다는 친구가 만화를 그리면 저도 같이 따라 그렸어요. 그림 잘그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애니메이션학과로 진학하게 된거죠.



얘기를 듣고보니 제가 더 팬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웃음) 

조선왕조실록부터 얘기해도 될까요? 제가 데이터 비주얼레이션을 하고 싶었거든요. 데이터를 가지고 뭔가 시각화하는 일을 하고 싶다. 일러스트레이터나 디자이너가 아닌 ‘비주얼스토리텔러로서 데이터 비주얼라이션을 하겠다’ 라는 생각을 가졌어요. 그런데 취할 수 있는 데이터를 구하기가 어렵잖아요. 공개된 정보도 있긴 하지만 분류하거나 리서치하기엔 불리한 면이 많았어요. 그래서 엄청난 기록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역사적 가치도 있는 조선왕조를 해보자고 도전했죠. 그런데 워낙 방대한 데이터라 어려워보이기도 했어요. 


 






[한장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자세히 보기▶]


잘못 건드리면 약간 굉장한 오해가 있을 수도 있죠.

맞아요. 그런데 처음엔 그런 것도 잘 몰랐어요. 일단 도전해보자라는 생각에 시작했다가 알게 됐죠. 어느 시점에 보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는 게 역사잖아요. 리뉴얼을 몇 번 하긴 했는데 최대한 교과서나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최종적으로는 서울대학교 역사학과 박사님한테 자문을 받아 완성했습니다. 다음 시리즈를 고민했을 땐 ‘서울에 있는 수많은 보물들을 한 장으로 보겠다’ 라는 생각으로 해서 서울보물지도를 진행했고요. 조선왕조를 했으니까 다음엔 시리즈로 삼국사를 할지 고려사를 할지 고민하다가.. 당시 인스타그램에서 응원해주는 고등학생 친구가 말하길, 다음은 무조건 근현대사죠! 라고 해줬고 주변에서도 근현대사를 하면 좋겠다 라는 의견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근현대사도 쉽지가 않은 분야잖아요. 조선보다 더 이슈가 많기도 하고 



더 위험하죠 (웃음)

그래서 딱 현대는 빼고 근대사만 담아봤는데 이게 한 장이 나오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작업하다 보니까 주변에서 저를 한국사만 하는 사람으로 알더라고요. 역사학과 나왔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저는 그림을 전공했고 그림으로 뭔가 가치 있고 지속 가능한 일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거라, 자동차, 경제, 법률, 의료까지 어렵지만 다양한 분야를 쉽게 그림으로 풀어주고 싶었어요. 제가 그런데 술을 좋아했었어서..

과거형으로 얘기하시네요? (웃음)  

(웃음) 지금은 최대한 안 먹으려고 자제하고 있는데, 술을 좋아해서 위스키를 도전해보게 됐습니다.



[위스키의 역사 자세히보기▶]


그러니까 약간, 개인의 어떤 사랑으로 접근하신 거네요 (웃음)

처음에 와인을 하면 좋겠다라는 의견도 많았지만 와인의 역사가 원숭이의 역사보다 더 길다고 하더라고요. 와인을 공부하려면 한 10년 이상은 걸리겠단 생각이 들었고 위스키는 와인에 비해서는 다소 역사가 좀 짧은 편인데다가, 이미 많이 다뤄진 맥주에 비해서 역사나 스토리면에서 더 흥미로워 보여서 위스키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작품 하나 만들 때 보통 얼마나 걸리세요?

조선왕조는 첫 작품이기도 하고 내용도 많아서 제일 오래 걸렸어요. 조선왕조가 대학원 다니면서 만들고 회사 다니면서 만들고 하다보니까 3~4년 정도 걸리더라고요.  


완성되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드디어 끝났구나! 약간 큰 숙제 끝낸 것 같아요. 시작은 했으니까 그냥 멈추면 아무것도 안 되잖아요. 뭐라도 완성을 해야 되니까. 그래서 채울 때 약간 쾌감 있는 느낌이랄까. 




[테니스의 역사 보러가기]


테니스도 작업하셨는데요, 테니스를 좀 치시나요? 

테니스 못 하는데 동경해서 (웃음) 매력적인 스포츠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다뤄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됐습니다. 


아, 저도 개인적으로 윔블던은 직관하고 싶더라고요 우아하잖아요 (웃음) 그럼 제작 기간은 보통 어떻게 되나요?

저도 계속 작업을 하면서 리서치도 빨라지고 그림 작업도 빨라지고 편집도 빨라지면서 체계가 세워져서 제작 기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쓸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작기간은 주제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공부원 직책직급표 보러가기]


공무원직급표는 어떻게 시작하신 걸까요.  맞춰보겠습니다. 외주 요청이 들어오셨나요? 

드라마, 뉴스, 영화를 보면서 공무원들간의 관계가 궁금했어요. 그 분야에 몸을 담고 계신 분이라면 자세히 알겠지만 

외부에서 볼때는 알기 어려운 부분이죠.  그래서 한 눈에 우리나라 공무원들의 직급 직책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 뉴스, 드라마, 영화를 볼때나 여러가지 사회이슈에 대해 생각할때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했어요. 



아아 그렇죠(웃음)

그래서 이것도 한 번에 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처남이 공무원이라 관련자료나 검증에 도움을 주어서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강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작품이군요, 평소에도 알고자 하는 욕망이 좀 강하신 편이세요?

순간 하나에 꽂히면 그걸 빨리 해야 되는 것 같아요. 그걸 하지 않으면 뒤로 밀려가게 되니까. 


어떤 영역을 완벽하게 딱 이해하셔야 되는 마음이 강하신 걸까요?

Mbti가 J인데, 뭔가 한번에 정리돼서 볼 수 있어야지 안그러면 머릿속에 너무 많은 정보가 있으니 불편해요. 스케줄 같은 경우도 막상 정리하면 별 것 아니고 다할 수 있는 것들인데, 정리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하면서 바쁜 느낌이 들어요. 한 장으로 정리하는 게 굉장히 효과적이고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공부할 때도 오답 노트나 요점 정리 같은 거를 정리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누군가는 이런 일을 하고 있으면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신 요점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면 사회에서 쓸모있는 사람이 될거라 생각했어요. 


그러면 마지막에 나올 법한 질문이긴 한데,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주제나 나아가고자 하고 하는 방향은 어떤 걸까요?

제 슬로건 처럼 세상에 가치 있는 모든 이야기를 시각화하겠다는 목표가 있긴 한데요, 평생 할 수 있는 것들은 많은 것 같아요. 말씀하셨던 것처럼 골프도 해야 되고 자전거도 해야 되고 와인, 맥주도 해야 되고 삼국사도 해야 되고 최종적으로 세계사나 다른 여러 나라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도 준비해 볼 수 있고요. 


구체적으로 뭔가를 내가 꼭 하겠다 이루겠다 이런 것보다는 일단은 다양하게 다 도전해 보고 싶다는 의미시죠?

최종적인 꿈은 ‘비주얼스토리텔링 연구소’ 를 만들어서 전문적으로 작업하는 건데요, 그렇게 된다면 지금보다 작업을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엄청 멋질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 그런 데가 없지 않나요? 전 세계적으로도 없을 것 같은데요, 꼭 그 꿈을 이루시길 바라며.. 늘 응원하겠습니다. (웃음)

네네 (웃음)


이 일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차고 뿌듯했던 순간이 있으셨을까요?

사실 조선왕조 같은 작품을 만들었을 때 사람들이 좋아해 줄 거라는 기대가 없었어요. 어떻게 보면 엄청 남성적인 그림 스타일이고 약간 주제도 그렇잖아요. 그런데 페어 같은 전시에 나갔을 때 생각보다 어린 친구들이 좋아해 주더라고요. 그때 전혀 예상치못하게 제 작업 스타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귀엽다 너무 이쁘다” 이런 말씀을 해주신 게 제일 기뻤어요. 


그런데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서일페는 대부분 귀염귀염하고 고양이들이 지배하고 그러잖아요. (웃음) 역으로 조선왕조 같은 작품이 있으니까 돋보이고 반응이 좋았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나가시면서 해 주셨던 말씀 중에 하나가 “이게 내가 찾던 거야, 이런 게 있었어야지. 이런게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라는 말씀해 주시는 부분이 굉장히 좋았어요. 그래서 내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구나. 좋아하시는 분도 있구나.


그럼 한번 여성향 콘텐츠를 해보시는 건 어떠실지요.

근데 문제가 있는게, 출판사랑 새로운 책을 만들기로 한게 있는데 또 밀리터리거든요. (웃음)

전쟁사 이런 쪽이라서. 곧 탱크 그려야 되는데 이런 방향으로 가면 (웃음)


Ted x inhau에서 새로운 도전과 관련된 얘기를 하시면서 사람들은 항상 완벽해야 된다는 생각때문에 선택의 압박감을 받는단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 길을 가야겠다고 하셨을 때  부담이나 걱정도 많이 있으셨나요?



그렇죠 처음에 조선왕조 할 때는 가장 불안했었고 시간도 3년 걸렸으니까요 

혼자서 작업하다 보면 왜 이 짓을 하고 있을까 막 계속 현타가 오거든요.  사실 외주가 들어오면 이거는 돈 버는 일이니까 당연히 해야 되는 거라 마음은 편해요. 그런데 돈도 안 벌리고 주변에 역사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한데 혼자 뭐 하고 있는 건가? 싶어 굉장히 불안하긴 했죠. 개인작업할 때는 매번 불안감을 느끼긴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완성되면 뭐라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을 했고 조선왕조의 경우 크라우드 펀딩도 했었고 다행히 좋은 반응을 얻어서 시리즈로 낼 때마다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불안감을 극복하는 구체적인 노하우가 있으실까요?

그래서 차라리 고민할 시간에 한 사람이라도 더 그리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림 그릴 때는 사실 아무 생각이 없어요. 무척 행복하기 때문에 그리는 시간으로 극복했던 것 같습니다. 





작업하시는 걸 보면 장인 수준으로 프로세싱을 하시거든요, 프로세싱 과정에서 뭐가 가장 힘들고 혹은 재밌는 작업이 되세요? 

가장 재밌는 거는 아무래도 결과물을 배치할 때에요. 다 그리고 나서 하나씩 끼워맞추고 퍼즐 맞추듯이 완성해 나가는 느낌이 들 때요.  


가장 힘드실 때는 주제를 찾을 때 일까요?

아니요. 주제는 오히려 할 게 많으니까 처음 시작할때는 제일 재밌죠. 각 주제마다 흥미가 있잖아요. 시작할 때는 약간 기대 설렘 같은 것도 있고 한데, 가장 힘들 때는 갑자기 ‘이걸 내가 왜 하고 있지?’ 현타 올 때라든지, 아니면 전문가들한테 직접 자문을 구하고자 할 때 연락이 잘 안 된다든지 대부분 도와주시긴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잖아요. 그냥 생판 모르는 사람이 가서 막 제가 이런 거 하는 사람인데 이거 좀 해주세요 부탁해야하니까 


빅데이터 연구가, 송길영 님이 하신 얘기가 최근에 와닿았는데, 이런 말을 하셨어요. ‘쌓아놓은 사람들이 결국 발견되는 시대인 것 같다. ‘ 작가님을 뵈니 그 말이 새삼 와닿습니다

지금까지 한 게 한 6년 정도 됐는데 10년 정도 하면 그래도 뭔가 더 쌓이고 더 길이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죠 마스터가 되시겠죠.

오히려 제가 하는 일들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정말 장인 같은 느낌이 될 수도 있고 


그렇죠 이런 작업은 ai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니까요. 그래서 더더욱 잘 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품을 하나 하나 하실 때 뭘 가장 염두에 두세요?

처음에는 정보 전달에 집중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는데, 저도 아티스트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니까 전체로 합쳐졌을 때 아름다워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심미성에도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눈에 봐도 어떤 이야기를 하는 건지 알 수 있게끔, 심볼을 넣고 5~6개의 컬러만 쓴다던지 한정된 프레임 안에서 작업해 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림체도 조금씩 바꾸고 있고 색도 최대한 저만의 컬러를 갖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고요. 






예 그러신 것 같아요. 약간 채도도 점점 라이트한 느낌? 진화를 해나가시는 것 같아요. 초반에는 요소 요소를 연결하는 데 집중하셨다면, 지금은 복합적으로 하나의 브랜드자, 나만의 영화라는 느낌에 중점을 두신다는 거죠? 

미장센도 중요하니까요. 각 분야마다 매니아층이 계신데 그분들이 구매했을 때 굉장히 멋있어보이고, 집에 걸어놔도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아야 하잖아요. 스토리만 전달하는 거에서 점차 ‘소장가치’ 도 염두에 두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주제를 계속 도전하시면서, 10년 후 하나의 장르이자, 연구소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로 이해하겠습니다. 앞으로 더  기대되고요, 오늘 많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중에10년 정도 됐을 때 작업물이 많이 쌓이면 BXB랑 같이 하면 좋겠습니다.  (웃음)


너무 기쁠 것 같아요. (웃음) 저희도 BXB 페어를  멋지게 기획해서 꼭 모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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